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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아우토반 52중 추돌사고 분석

by 블로그 이전 중 2011. 11. 21.

금요일 저녁 7시 15분에 A31노선의 아우토반에서 52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3명의 사망자와 35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 기사에서 국내 네티즌의 반응은 '아우토반에서 엄청 밟았으니 그렇게 사고가 크게 나지.'하고 당연시 하는 것과 '아우토반에서 52대나 사고가 났는데 사망자가 3명이라니?'하는 놀라움입니다. (사고구간인 A13 아우토반은 속도 무제한 구간이며, 권장속도는 130km입니다.)

일단, 국내 기사들은 간단한 요약 보도라 외신 기사를 뒤져 봤습니다. 
국내 대다수 언론사들이 인용한 DailyMail의 기사를 살펴보면, 경찰에서는 사고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고 나옵니다. 사진을 보니 방향별로 분리된 2차로의 도로이고 중앙분리대쪽의 측대와 도로 오른쪽의 길어깨가 넓어 4차로정도의 폭원은 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고정황 관련 내용이 없어 블로그와 다른 뉴스들을 좀 더 찾아봤습니다. Autoblog라는 사이트에서 보다 자세한 사고 정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 승용차 두 대의 가벼운 교통사고 발생. 
몇 분 후 50대 가량의 차량 추돌사고 발생.
사망자 2명은 차에서 나와 가드레일 바깥에 있다 다른 사고차에 깔려 사망. 
사망자 1명은 도로를 벗어나 경사지로 미끄러진 차량에서 발견.
조사관들은 사고원인을 아직 못 찾았으나 살인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음.



이 기사에서 보면 사망자 세 명은 추돌사고 자체로 죽은 것이 아니라, 대피 후 차량에 치여 죽거나 도로를 벗어나 추락 또는 전복되어 죽은 것입니다. 

이제 초기 기사를 본 것보다 더 놀랍습니다. 
52중 추돌사고에서 추돌사고 자체로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없습니다. 

AccuWeather.com이라는 사이트에는 사고시간에 사고 지역 주변의 안개 상황에 대한 분석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 안개로 인해 네덜란드 북부지역의 가시 거리가 1/4mile이하로 떨어짐
토요일 새벽 1시에 독일 Munster 지역의 가시거리는 1/8mile까지 떨어짐.
같은 시각(새벽 1시) 인접한 네덜란드에서는 1/16mile까지 가시거리가 떨어짐.


사고가 난 고속도로는 네덜란드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고, 뮌스터는 사고지역이 속한 행정구역입니다. 위 autoblog에 링크된 동영상을 보면 사고처리 당시에도 안개가 심하게 끼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난 고속도로의 가시거리 정보는 없으나 주변 지역의 관측자료로 유추해 볼 때, 1/4mile이하로 판단이 됩니다. 1/4mile이면 400m입니다. 
시속 130km일 때의 최소정지시거는 285m입니다. 최소정지시거는 차량이 전방의 장애물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를 말합니다. 노면이 심하게 젖지 않고 안개로 인한 가시거리가 300m 정도였다면 130km속도로 달려도 정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사고 사진을 보면 연쇄추돌사고의 중간에 끼어 있음에도 경미한 사고를 당한 차량과 심하게 찌그러진 차량이 섞여있습니다. 이는 높은 속도로 운행하다 사고를 낸 차량이 중간중간에 섞여 있다는 것이겠죠.

결국, 사고의 원인은 짙은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아졌고, 짧아진 가시거리를 감안하지 않고 다수의 차량들이 과속을 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사망자가 적은 것은 안전벨트를 매고 권장속도 130km 이하로 주행한 운전자들의 힘이겠지요. 그러나 안개속에서 과속한 일부 운전자들로 인해 14명의 중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내에서도 아우토반 중 속도제한을 두는 구간을 늘리자는 의견이 더 힘을 받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