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 얘는 미미고 네살이야, 그리고 얘는 키키고 일곱살이야......
아빠 : 아~ 얘는 미미, 쟤는 키키, 그리고 쟤는 미키
딸 : 아니, 미키가 아니라 미요란 말이야.
아빠에게 인형의 이름과 나이 외우기는 고역입니다. 하지만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거나, 요리를 하면서 상을 차리거나, 생일잔치를 하는 상황에 맞게 목소리 연기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머리에 쥐 나던 아빠의 잔머리 발동!
아빠 : 우리 예쁜 인형 옷 만들까?
딸 : 어떻게 만들어?
아빠 : (잽싸게 머리를 굴립니다. 종이가 시작하기는 쉽지만 재단하고 잘 붙이려면 머리 좀 많이 굴려야 합니다. 그 때 생각나는 손 쉬운 재료, 고무 찰흙입니다. 만들기도 쉽고 색깔도 다양합니다.)
아빠 : 고무 찰흙 가져와 봐.
딸 : 이걸로 만들어?
아빠 : 자, 잘 봐.
먼저 시범을 보입니다. 아주 쉬운 아이템 - 어깨 끈 없는 드레스입니다.
밉니다. 둥근 연필이나 작은 유리병으로 하면 예쁘게 밀립니다.
2. 인형 팔을 올리고 가슴쪽은 딱 붙게 다리쪽은 헐렁하게 말아서 붙입니다.
3. 드레스 아랫쪽은 손을 드레스 속으로 넗어 드레스를 벌려주며
주름도 만듭니다.
4. 찰흙칼이나 뾰족한 물건으로 가슴 윗쪽의 찰흙을 정리합니다.
딸 : 아빠 옷 색깔이 너무 칙칙해. 끈도 없잖아. 허리도 안 예뻐. 미미 예쁜 다리도 안 보이잫아, 게다가 맨발이야.
쉴 새 없는 훈계 후에 제 취향대로 하나하나 고쳐나갑니다.
처음 만든 옷은 사진이 없고, 딸아이가 어깨끈 달고, 허리띠 매 주고, 치마를 아주 짧게 만들고, 머리끈 고무줄로 신발을 만들어 준 인형옷만 사진이 남아있네요. 밋밋한 드레스밖에 생각 못한 아빠의 작품을 아주 확 바꿔버렸습니다.
시범을 보이고 나니 흥미를 보입니다. 스스로 만들 생각을 안 한다면 옆에서 잘 부추겨야 합니다.
아빠 : 미미한테 무슨 옷 만들어 줄거야?
딸 : 비키니 드레스 만들어줄거야.
아빠 : (헉, 내 취향인걸)
이제는 아이의 시간입니다. 옆에서 장단 잘 맞춰주다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으면 조금 도와주면 되는 겁니다. 미용실 놀이 하면서 무슨 대화를 해야하나 고민 안해도 되는 겁니다.
뭐 아이 옆에서 조용히 비키니 입혀 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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