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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아부다비의 세대차이

by 블로그 이전 중 2012. 3. 2.
2010년 1월 28일 아부다비 출장. 인터넷과 책으로 사전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은 많이 보았지만 처음 경험하는 중동국가 출장은 낯설기만 했습니다. 더위가 한 풀 사그러들어 우리나라의 늦여름과 비슷했고, 건물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놔서 더위로 고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밤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현지인은 밤거리에서 쉽게 만날  일 없고, 외국인들은 대다수가 돈 벌러 온 사람들이라 문제를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더군요. 문제를 일으키면 대개 추방되기때문에 서로 자제를 한다고합니다. 그래서 치안 하나는 좋다는 말에 편하게 밤산책을 나섰습니다. 

상점 앞에 서서 '빵빵'하고 클랙션을 울리는 고급차. 현지 상주 직원에게 들었던 현지인의 모습을 첫날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계급(?)이 다른 외지인과는 접촉도 않겠다는 나름의 자부심일까요? 클랙션을 누르니 상점 직원이 나와 주문을 받고 물건을 갔다 주더군요.
 
석유 수출로 인한 막대한 부(1인당 GDP 5만불 내외로 중동에서 두번째로 높습니다.), 정부의 각종 지원(방송에서 결혼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1-2천만원이었는데, 금액이 적다는 불만이 많다고 나오더군요.), 풍부한 자국민 사업기회(아부다비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 에이전시가 필수이기때문에, 현지인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 이런 풍족한 환경에서 현지인들은 만나기도 쉽지 않고, 만나도 상대를 깔보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눈빛도 섞지 않으려는 현지인을 보면서 '현지인은 왕족, 서양 백인은 귀족, 아시아 화이트 칼라는 서민, 아시아 블루칼라는 천민'이라는 농담이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직원들과 야밤에 산책하다 모스크 옆 공터에서 흰옷입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무엇하는 것이냐 물으니 자기네 종교행사랍니다. 종교라는 말에 조심스럽게 '봐도 되냐'고 물으니 망설임없이 자리를 가리킵니다. 편하게 구경하라더군요. 거친 손, 밝은 표정, 흰 색의 전통 복장, 간단한 악기들. 현지인들이었습니다. 다만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입니다. 1962년 최초의 석유생산 이전, 어려운 삶을 사셨던 아부다비의 어르신들이시더군요. 

 (미라지폰으로 야간에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좋지 않네요.)

깨끗하게 정리해 놓은 의자에 앉아 준비해 놓은 시원한 물을 마시며,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웃으며 반겨주는 어르신들 덕에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석유생산으로 부유한 생활을 하고있지만, 어르신들의 따뜻한 정은 맥이 끊기는 듯하여 많이 아쉬웠습니다.